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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그 잔인한 달
우리 학교는 인문계고등학교이면서 장애학생들로 구성된 특수학급이 있다
.
지적장애를 가진 학생은 더욱 따뜻한 돌봄이 필요하다
.
고등학교
1
학년에 입학한 특수학급 학생이 뭐가 그리 좋은지 항상 웃음을 질질 흘리고 다닌다
.
또 음악을 좋아하여 늘 노래를 흥얼거리고 다닌다
.
사귀다 보니 나와 카톡을 튼 사이가 되었다
.
스스럼없이 대해주었더니 교장실에도 거리낌 없이 들어온다
.
퇴근 후 집에 있는데 보이스톡이 온다
.
녀석은 무에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하면서 웃음소리가 말과 겹쳐 커다란 소라껍질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처럼 들려서 알아듣는데 집중해야했다
.
이야기인즉 학교에 좋아하는 여학생이 생겼다는 것이다
.
내일 고백을 하려는데 지금 마음이 매우 불안하단다
.
상대 여학생이 장애를 가진 학생이냐고 물으니 아니라고 한다
.
학교에서는 지적장애 학생을 돌봐줄 도우미를 지정하는데 친구를 도와줘서 좋고 봉사시간도 주니 서로 하려는 경향이 있다
.
우리 학교는 장애학생들에게 통합교육으로 일컷는 교육과정을 적용하고 있는데
장애학생이 감당할 만한 교과는 일반 학생과 같은 교실에서 함께 공부하고 영어나 수학처럼 어려운 교과는 특수교사가 가르친다
.
아마도 그 여학생이 살갑게 굴었던 모양이다
.
드디어 올것이 왔구나
.
두원이에게도 첫사랑이 찾아온 것이다
.
사랑은 고백할 때 황홀감이 최고도에 이른다
.
온세상이 다 그녀로 보이고 앉으나 서나 그녀 생각 뿐이다
.
그러나 고백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고통은 무엇에 비하랴
.
어느 시인이 말했던가 인간의 고통 중에서 제일 큰 고통은 사랑으로 인한 고통이라 했다
.
사랑의 노래는 대부분 그 쪼개진 반쪽인 나의 아픔의 비가인 경우가 허다하다
.
나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다
.
세상에
!
생각해보니 두원이와 똑같은 고등학교
1
학년 때였다
.
몇 날을 고민하면서 가슴앓이만 하는데 라디오에서 고백도 못하고 청춘만 갔다는 대중가요가 흘러나왔다
.
노래를 듣는 순간 이렇게 살 수 만은 없다고 용기를 내어 연애 편지를 썼다
.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그 여학생 집 대문을 용감하게 열고 들어갔는데 마침 여학생이 있었다
.
그런데 그 옆에 어머니도 있었다
.
당연히 도로 나왔어야했는데 무슨 힘이 났는지 편지를 그 여학생 손에 쥐어주고 읽어보세요
.
하고 나왔다
.
그 여학생은 잠시 후 우리 집에 들어와 편지를 땅바닥에 내동댕이 치면서 다시는 보내지 마세요
.
라고 소리치고 나갔다
.
온몸에 힘이 빠져 그 자리에 서있을 수도 없을 만큼 어지러웠다
.
그런데 고백이 취소당해 하늘이 노랗게 보일 때 시가
(
詩歌
)
는 치유의 효과가 있다
.
실연당한 청년이 술에 취해 울면서 노래를 흥얼거리며 걸어가는 모습은 치유의 과정이다
.
소월도 그러했을 것이다
.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
가슴이 찟어지는 고통이었을 것이다
.
그렇지만 소월은 초혼을 쓰면서 실연의 아픔을 덜었을 것이다
.
두원이가 상처받을까 걱정된다
. “
두원아 특별하게 어느 한 여학생만 사귀지 말고 두루두루 넓게 사귀는 것이 좋아 교장선생님 말씀 명심하거라
.”
“
네
!
알았어요 그런데 무척 예뻐요
.” “
야 두원아 누가 예쁘냐고 물어봤냐
?
물어봤냐구
!”
그리고 두원아 너만 좋아하는거 아니냐
?” “
아니예요
.
그 애도 저를 무척 좋아해요
.” “
나중에 여학생 데리고 교장실에 갈게요
.
”
어이쿠
!
두원이 진도 너무 빠르다
.
두원이 말이 너무 가관이다
.
“
교장선생님
!
엄청 예뻐요
.
사랑한다고 고백하려 해요
,
지금 저 너무 불안해요
.
저 어쩌면 좋아요
.
잠못이루고 뒤척일 두원이를 생각하면 나도 기분이 좋다
.
두원아 마음 단단히 먹어라 사랑은 이별까지가 한 셋트야
!
그리고 슬픈 일 생기면 교장선생님하고 노래 부르자
!
너 노래 잘 부르잖아
.
나는 노래 함께 불러줄 사람도 없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