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무상


어제 오랜만에 수원문인협회에서 시창작 및 시낭송 강의가 있었다.

수원시에서 문인협회 회관을 우한코로나로 인하여 열지 못하게 했다가

최근 확산세가 주춤하자 다시 개관해도 좋다는 공문이 와서 내 강좌도 다시 열게 되었다.

강의를 잘 하기는 사실 매우 어렵다.

현직에 있을 때 강의 잘한다는 사람을 초대하여 초청강의를 시켜보았는데

마음에 흔쾌히 들어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경기도 교육계에 기억나는 사람은 오직 두사람 뿐이다.

박인희연구원장님, 양재길교육장님 그 두분만이 내 마음을 후련하게 해주는 명강사였다.

지금도 존경하는 분이며 연락하고 지낸다.


어제 내 강의는 2시간 동안 휴식 없이 계속 진행하였다.

원해서 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수업에 임하는 태도가 아주 진지하다.

나는 시낭송은 물론이거니와 시창작 강의도 일방적인 강의는 하지 않는다.

항상 양방향 소통 강의를 한다. 질문하고 발표하게 하고 본인의 생각을 말하게 한다.

그러다 보니 2시간이 길거나 지루하지 않다.


강의 끝나고 집에까지 차로 모셔다 주겠다고 거의 강권하는 것을 사양하였다.

그들 나름대로 오랜만에 만났으니 하고싶은 이야기가 많을 것이다.

시내버스를 타고 집에 왔는데 오는 내내 버스타고 오길 잘했다고 생각하였다.


강의 중에 여담으로

인생무상에 대하여 말하였다.

내가 붕우 남기완교수에게 인생은 좋은 일만 계속되지 않는다고 말했더니

그게 바로 인생무상이라고 하여 배웠다. 인생은 항상 그렇지는 않다. 인생은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번갈아 일어난다.


詩의 생명은 함축과 운율인데 운율은 영어로는 리듬이라고 한다.

리듬은 곧 음악을 뜻하고 현대의 자유시라고 해도 내재율로 존재하는 시 안의 음악성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였다.

음악의 위대함은 말해 무엇하랴!


아인쉬타인은 죽음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더이상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을 수 없는 것이라 답하였다.

수강생들에게 모차르트 음악의 최고인 모차르트 교향곡 40번을 100번 들으라 권하였다.

오늘 존경하는 이승하교수님의 시 어머니의 발톱을 깍아드리며를 중심으로 시낭송을 연습시켰다.

감사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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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자

글을 쓰는 사람이 남의 글을 퍼오는 것은 잘못이다.

나는 남의 글을 퍼나르지 않는다. 그러나 이 말이 너무 좋아 오늘 반칙을 범하며 채근담의 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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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來疏竹 風過而 竹不遺聲, 雁度寒潭 雁去而 潭不遺影 故 君子 事來而 心始現, 事去而 心隨空

바람이 성긴 대숲에 불어와도 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숲은 소리를 남기지 않는다.

기러기가 차가운 연못 위를 지나가도 기러기가 날아가고 나면 연못은 그림자를 남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일이 생기면 비로소 마음을 드러내고 일이 끝나면 마음도 따라서 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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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을 이겨낸 아름다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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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에 아름다운 꽃무릇이 피었다.

9월에 맨땅에서 꽃대를 올린다. 그러다가 10월 초에 흔적도 없이 꽃이 지고11월 쯤  그자리에 잎이 올라온다.

푸른 잎은 부쩍부쩍 자라 30cm가까이 자라는데 문제는 그때가 한 겨울이다. 영하 20도의 추위에 푸른 잎으로 세상을 견딘다.

여러번 낙엽을 이불삼아 덮어주기도 했지만 며칠 지나면 웃자라 낙엽 밖으로 푸른 잎을 내민다. 그 위로 또 눈은 내려 쌓인다.


그렇게 혹독한 겨울을 푸른 잎으로 지내고 봄을 맞으면 내 세상인가 싶지만 4월 어느날 그 무성하던 잎은 또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잎이 누렇게 변하면서 눈녹듯이 사라지고 땅 위엔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 그러다가 9월에 맨 땅에서 지금 처럼 꽃대를 올리는 것이다.


나는 꽃무릇이 그 추운 겨울을  푸른 잎으로 견디는 것이 보기에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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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된 추석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한가위는 좋다. 생각만 해도 좋다.

형제자매와 일가친척을 볼수 있어 좋다.


그런데 이번 추석은 우한코로나의 창궐로 만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난리다.

석영이 내외에게도 오지 말라고 연락하였더니

그럴수는 없다며 추석 전 교통이 한가로울 때 올라오겠다며 막무가내다.


며느리가 쌍둥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먼 길을 오는 것은 마뜩하지 않게 생각되어

어제 내가 친히 석영이네를 방문하였다. 내가 차를 몰고 어머니와 집사람이 함께 이렇게 3명이 석영이네 집을 방문하였다.

나날이 치매가 심해지는 할머니가 한 번이라도 더 사랑하는 손자를 보시게 하기 위해 어머니를 모시고 갔다.

아주 좋은 음식과 차를 마시고 많은 이야기를 하고 왔다. 거의 하루 종일 석영이 내외와 함께 했다. 아주 기쁜 날이었다.


올라오는 차 안에서 어머니가 석영이가 어디 갔느냐고 묻는다.

어머니 석영이는 제 집에 갔지요 라고 말씀드렸더니 지 엄마한테 갔구나! 하신다.

세상에 석영이 엄마는 자동차 안 옆자리에 앉아있는데 다른 석영이 엄마를 찾으시나???

어머니 정신 좀 차려주셔요! 정신 줄 놓으시면 안됩니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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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점 개점

자식을 놓고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팔불출에 속하는데

나의 둘째 아들 석영이는 친구관계가 좋다.  언제나 자신을 낮추고 타인을 배려한다.

어려서부터 그런 인성을 보여왔다. 성숙한 민주시민으로서 나무랄데가 없다. 그는 신사로 자랐다.

그가 중학교 2학년 때 그 학교 교감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어떤 학생이 휴지를 줍는 뒷 모습을 보고 불렀더니 명찰이 맹석영이란다.

아빠가 무엇하시냐 물으니 교감이라고 하여 이름을 물었더니 맹기호교감 아들이었단다.

나의 40년 교직 생활을 통해 교사가 시키지 않아도 휴지를 줍는 학생은 10년에 1번 꼴로 보았다.


그런 인성이 길러진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그는 아주 좋은 친구와 충북 음성에서 약국을 개업하였다.

혼자하기에는 일이 벅찬 약국이어서 둘이 하게 되었고 약국 보증금도 1/2씩 내면 되니 그것도 절약되었다.

혼인 할 때 집을 사주지 못했고 전셋집을 얻어주었으며 약국 보증금은 내가 살고 있는 집을 은행에 저당잡혀 대출받아서 마련해주었다.

석영이가 망하면 나는 길로 나서야한다. 길에서 자야한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충북 오창에 제2약국을 개업하게 되었다.


오창 중앙약국!


먼저 약국과 마찬가지로 응급실을 운영하는 병원 앞 약국이라 휴일에도 교대로 근무해야한다는 부담이 있다.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한다는 기쁜 마음으로 휴일에 근무한다는 마음을 가지라고 말했더니

그렇잖아도 그런 마음으로 휴일 근무를 한다고 답하여 내 마음이 좋았다^-^

정확하게는 아직 개업하지 못했고 10월 중에 개업하기 위해 인테리어 공사를 마쳤다고 사진을 보내왔다.

약국이 2개 인것 처럼 보이지만 이 역시 친구와 동업이니 개인별로 치면 개인당 1개의 약국을 개설한 셈이다.

여러가지로 대견하다. 이제 한 가장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위치를 갖추어 나간다는 느낌이 든다.

아들 맹석영! 훌륭하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혼례식에서도 말했지만 이제 어른이니 아버지에게 그만 덤비고 예의를 갖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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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겐


명태 껍질에 들어있는 콜라겐이 흡수가 잘 되어 피부에 좋다는 것이

강호에 널리 퍼져있다. 모두들 명태껍질 먹느라 난리다.

지난번에 못골시장에서 사다놓은 명태껍질이 있어 오늘 점심에 본격적으로 요리하였다.



지느러미 떼고,

60분 물에 담갔다가, 씻고,

끓는 뜸물에 3분 삶고,

물 짠다음,

팬에 기름두르고,

간장, 고추가루, 매실청, 후추넣고  참기름으로 마무리했다.

못골시장에서 1만원에 샀는데 양이 많다.
빳빳한 껍질이 아주 부드럽고 쫄깃한 콜라겐으로 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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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느러미아 뼈를 발라내야하는데

지난번에 손에 가시가 박혀 아팠다.

오늘은 얇은 고무장갑을 끼고 했더니 아무 문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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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성

요즈음 우한 코로나로 인하여 휘트니스클럽이 문을 닫았다.

하여 하루 종일 집에 있으니 살만 찐다.

며칠 전부터 하루에 한 번씩 수원의 중심인 팔달산에 오른다.

10,000보 정도의 거리다. 하루 운동량으로 적당하며 오르막도 있어 땀이 약간 나는 정도 운동이 된다.

팔달산은 수원성의 정상으로 수어장대가 있어서 한 눈에 시내가 내려다 보여 경치도 좋다.

오늘도 집사람과 함께 팔달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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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맛~

8월 / 맹기호

어머니와 산책길에 푸성귀 파는 아주머니가 있는데
그곳을 지날 때마다 어머니는 무얼 사자고 하신다


인정이 많은 분이라 물건 파는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가끔 사기도 하지만 딱히 살 것이 없는 날은 그냥 간다


오늘 호박잎이 눈에 뛰었다 고향 집 뒤란 호박구덩이를 보았다
한 봉지 2000원 어머니 수레에 담았다


찜 판에 올려 슬쩍 쪘다
풋내를 내며 화들짝 놀란다 많이 삶으면 식감이 없다


두부를 으깨서 넉넉히 넣고
된장 두부 마늘 양파 대파 고추장 참기름 멸치가루 고춧가루를 넣고 쌈장을 만들었다


입안으로 녹음이 뚝뚝 떨어지며
파란 하늘이 온몸으로 온다


어머니께서 잘 드셨다
나도 맛있게 먹었다 오늘 저녁 입 호강했다


사람은 어릴 때 먹던 것을 찾는다
어머니가 부엌에서 함께 양푼 밥 먹던 옆집 순자 엄니 안부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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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동네


경남 어느곳 산동네 벽화마을에 구경간 적이 있다.

꼬불꼬불 산길을 올라가면 벽면에 그려진 벽화가 있었다.

나는 그런 그림을 볼 때마다 식상하다.

잘 그린 것도 아니고 그냥 그런 그림이며 내용은 아주 진부한 옛날 이야기가 태반이다.


우리동네 재개발 계획이 무산되더니

드디어 도시 재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벽화가 쳐들어 왔다.

사실 벽화가 그려진 마을은 집 값이 더 떨어지는거 아닌가?

달동네라는 것을 시인하기 때문이다.


벽화로 유명한 김영수화가가 있는데

그린 벽화길이로 치면 세계 1위라 고 기네스북에도 올랐다고 소문에 들었는데

본인과 확인한 적은 없다. 내일 만나면 물어봐야겠다.

김영수화가가 우리 동네 벽화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고 연락을 해와서

뙤약볕에 수고가 많을것 같아 냉커피를 타서 나갔다가 그림쟁이 본성이 솟아올라 나도 붓을 잡고 함께 그리게 되었다.

그리긴 했지만 마음은 떨떠름하다. 하필 우리동네에 벽화가 쳐들어올게 뭐냐!!!!!

꽃 그림 밑에 호경호자를 몰래 써넣었다! ㅎㅎㅎ~  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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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신선생

심훈 상록수의 모델이 된 계몽운동가 최용신선생의 묘를 찾았다.

안산시 본오동에 있는 유적지로 샘골 감리교회 옆에 샘골 강습소를 짓고 처녀 최용신선생이 아이들을 가르친 곳이다.

실제인물 최용신은 26의 젊은 나이에 과로로 인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내 어머니는 최용신선생과 같은 자원봉사 학생들에게 야학으로 한글을 익혔다. 지금도 차를 타고 다니면 어머니는 길에 있는 간판을 줄줄 읽으신다.

그리하여 나는 최용신선생을 늘 흠모해왔으면서도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다. 사실 우리집에서 14km의 가까운 거리이며 내가 근무한 성안중학교와는 2km 거리인데도 가보지 못했다.

감사하고 송구한 마음에 최용신의 무덤에서 명복을 비는 묵념을 했다. 무언가 숙제를 했다는 느낌으로 마음이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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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훈은 3.1운동에도 참여하여 옥고를 치룬 독립애국지사이다.

그가 해방을 기다리며 쓴 유명한 시 그날이 오면을 읽는다.

1930년 일제의 서슬이 시퍼럴때 심훈은 이런 시를 썼다!

심훈 문학비에서도 그의 명복을 빌었다. 심훈! 진짜 글쟁이다!!


그날이 오면

                                        심훈(1901~1936)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

육조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


      <1930년, 시집 ‘그날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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