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신 ‘산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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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의 에세이집 [산다는 것은]을 읽었다.

소설류를 읽기 좋아하는 내가 에세이집은 오랜만에 읽었다.

앞으로 에세이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읽었던 박범신의 책에서 언뜻언뜻 보이던 정치색(정확하게는 좌파적)이

이 책에서는 노골적으로 두드러지게 드러나 있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전체적인 문장의 수준과 사유의 깊이가 역시 박범신이다! 라고 감탄하면서 읽었다.

자세한 독후감은 천천히 쓰겠다. 

 

좋은 부분을 여기에 원문 그대로 옮겨본다.

스크라테스에 따르면 산다는 것은 오랜 병을 앓는 것과 다름없다. 산다는 것은 왜 오랜병인가? 오역칠정 때문이다.

인간의 감각기관들이 느끼는 다섯가지 욕망과 일곱가지 정( 情) 즉 오욕칠정(五慾七情)이야말로 인간 존재의 근원이자 삧깔이고 도덕률이라 할것이다.

인생관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사람이 오욕칠정의 감정을 어떻게 조절해가느냐는 기준에 불과하다.

오욕칠정 (五慾七情) 이란?

오욕(五慾)은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다섯가지 욕심.

식욕(食慾) : 먹고싶은 욕심

물욕(物慾) : 가지고 싶은 욕심

수면욕(腄眠慾) : 잠자고 싶은 욕심

명예욕(名譽慾) : 유명해지고 싶은 욕심

색욕 (色慾) : 종족을 보존하기 위한 이성에 대한 욕심

칠정(七情)은 인간이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일곱가지 감정.

희(喜) : 기쁨

노(怒) : 화가 남

애(哀) : 슬픔

락(樂) : 즐거움

애(愛) : 사랑

오(惡) : 미움

욕(慾) : 욕망

오랜 병은 오랜 꿈이다.

당신이 단지 목표에 불과한 것들을 꿈이라고 착각하면서 숨 가쁜 자본주의적 시간 속으로 달릴 때

우리들의 오랜 꿈은 더 깊고 푸른 갈망은 상복과 같은 검은 망토을 둘러쓰고 우리들의 등 뒤에 우두커니 서 있다.

그러니 뒤 돌아보라. 당신이 혹시 온갖 핑계로 버리고 왔을지도 모르는 또 다른 당신이 거기 있지 않은가?

이 팍팍한 세상에서 이 질주의 가파른 레이스에서 진실로 삶이 충만해지는 길을 등 뒤에서 우두커니 서 있는 그는 알고 있을지모른다.

나의 혼잣말은 겨우 이런 것이다. 우리의 손은 늘 죄에 담겨있고 우리의 눈은 그 너머의 진정한 보속(죄인의 속죄행위)을 갈구의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 거리를 어떻게든 좁혀 충만한 구원을 얻으려는 내 꿈의 부스러기들이 여기 있다.

봄을 맞은 축복에 겨워 끝내 참지 못하고 마침내 매화 그늘에 앉아 아무도 몰래 소주병 마개를 딴다.

워즈워드 : 봄철의 숲 속에서 솟아나는 힘은 인간에게 도덕상의 선과 악에 대해서 그 어떤 현자보다도 더 많은 것을 그르쳐준다.

티베트 사람들은 윤회설을 믿는다. 사람이 죽어 다음생에 무엇으로 태어날 지는 전적으로 그가 살아서 행한 업보에 따라 결정된다.

사람이 죽어 다시 사람으로 태어날 확률은 부처님의 말씀에 따르면

태평양 바다 밑에 살다 100년에 한번 바다위로 떠오르는 거북이가 떠오르는 순간 물결에 따라 흘러다니는 널빤지의 구멍에 목이 꿰어 들어갈 확률과 맞먹는다고 한다.

이승에서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이미 전생에 큰 공덕을 쌓아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말해도 좋다.

대부분은 사람으로 태어나지 못하고 지렁이, 뱀, 오소리, 여우, 사슴, 비둘기 그 외 온갖 벌레로 태어난다.

잠은 살아서 경험하는 죽음이다. 잠은 곧 산 죽음이다.

우리 부부는 단둘이 한 침대에 누워 자지만 잠들고 나면 일시적으로 죽음에 의해 갈라지는 셈이다.

다음날 꺁을 때 새로운 탄생을 통해서 다시 만나는 것이다.

蔽 一言(폐일언)

蔽 一言(폐일언): 여러말 하지 않고, 여러말하지 않고 한마디로 뭉뚱그려 말하다.

蔽 一言(폐일언)하고 잠이나 자거라.

그 선비는 점잖고 겸허하며 은근하니 蔽 一言(폐일언)하면 너그러운 군자다.

할아버지는 유생의 끝물이었을 것이다.

견디지 못하고 낯설고 물 선 이곳으로 솔가해온 것만 보아도……

솔가[率家] : 집안 식구데리고 가거데리고

: 거느릴 솔, 앞장서다

아버지는 이 예편네 왜 이리 굼뜬거여! 하고 소리치면 어머니는 아이구 가요 하면서 불탄 북어 껍질처럼 기어 들어가는 형국이 된다.

세상이 바뀌어 남성우월주의는 사라진지 오래고 요즈음은 여인천하가 되었다.

남자들의 권력은 다 해체되었다. 그런데 남자들에게 부여된 가족에 대한 임무로써 가족의 절대부양권을 온 가족이 나누어 지려는 자세가 필요한데

부양권은 여전히 가장에게 무한 강조되고있다. 젊은 후배들과 여자들에게 권세를 내준 그리하여 세월에 토사구팽 당한 심정의 쓸쓸한 아버지의 뒷모습은 비애롭기 그지없다.

내 어릴적은 생쥐 볼가심할 것도 없는 형편이었짐만 행랑이 몸체되는 수도 있다고 어찌어찌해서 사는 형편이 나아지자

볼가심거리: 시장기를 겨우 면할 아주 적은 양의 먹을거리

글쓰기는 주술성을 갖는다. 바꿔말하면 참된 고백은 주술적 변화를 자신의 내부에서 이끌어낸다.

고백은 스스로를 정화시킬 뿐 아니라 명치끝을 누르고 있는 상처의 덩어리를 녹여냄으로써 스스로 자유로워지고 그리하여 마침내 새로운 생성의 기운을 얻는다.

이 어지러운 경쟁 중심의 세상에서 그나마 충만감을 얻으려면 뼈저린 자기 성찰의 고백을 통해 새롭고 고유한 본래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길이 우선이다.

발가벗고 싶다면 눈 딱 감고 용기 있게 발가벗을 일이다. 발가벗는 것은 두려운 일이지만 일단 벗고 나면 몸과 마음이 가볍다.

그것이 자기 성찰에 따른 참된 고백이 우리의 삶에게 주는 은혜로운 선물이다.

오늘여기까지 쓴다 내일 계속…………..

 

가을이 주는 첫번째 화두는 바로 당신이 혼자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입니다. 이제 머지않아 나뭇잎은 물들고 들녘의 곡식은 익고 하늘은 끝간데 없이 높아질 것입니다.

그 때가 되도 천지간에 당신이 한 존재로서 혼자란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면 당신에겐 아직 가을이 오지 않은 셈이 된다는 . 그것은 성숙하지않았다는 뜻입니다.

성숙한 가을에 혼자 가 된다는 것은 과거를 깊은 성찰로 뒤돌아본다는 것이고 동시에 내가 현재 서 있는 위치를 뚜렷이 인식하고 포기할 수 없는 본원적인 꿈으로 앞날을 바라본다는 것입니다.

가을은 그런 힘이 있습니다. 가을은 사람이 혼자 임을 깨닫게 하고 그리고 자신을 뒤돌아 보고 깊이 성찰하게 하는 힘이 있는 것입니다.

외부로 열린 문을 닫으면 내면의 뜰이 넓어지는게 인지상정입니다. 넓어진 내면의 뜰로 들어가 가만히 있어 보면 지난 여름의 방종과 오만과 편견도 막힘없이 볼 수 있습니다.

잎새를 흔들고 가는 가벼운 바람 소리도 들리고 내가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버렸던 옛꿈이 나를 부르는 소리도 마침내 환히 들립니다. 숨까쁘게 달려오느라 미쳐 보지 못했던 가족과의 관계도 보입니다.

가족에게 소홀이 했던것,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도 헤아리지 못한것, 자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 들이 이 가을에 조용히 사색하면서 눌물겹게 내 시선 속으로 들어와 나를 깨우는 축복의 시간이 바로 가을입니다.

혼자가 돼보지 않고서는 사람에게로, 사랑에게로, 무엇보다 세상과 역사에게로 가는 큰 길을 계속 찾지 못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올가을엔 진실로 혼자 돼서 이렇게 당신 자신에게 물어볼 일입니다.

괜찮은가? 맹기호 너의 삶이 지금이대로…… 좋은가?

 

내 특수성이 있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절대 늑지 않는 짐승이 내 안에 여전히 시퍼렇게 살아 있어 생의 마지막 구간을 통과하고 있는 지금도 면역력 없이 그 비극적 추락과 상승이 내 안에서 현재 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내 짐승은 왜 늙지 않는가? 시간이 쌓아주는 내공은 어디가고 왜 늘 제로베이스인가 내몸은 이미 그것을 견디는 데 한계에 도달했는데…….

 

행복론으로 유명한 알랭은 행복이란 스스로 만족하는 지점에 있다고 하면서 사람은 성공했기 때문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만족하기 때문에 성공한다 고 설파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만족하는 지점이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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