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일기♠ 맹샘의 아침 풍경

내일부터는 아침밥을 먹지 않겠습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있습니까! 체중이 5kg이나 늘었습니다.

아침밥을 먹지 않으면 오히려 다음 식사에 폭식을 하게 되고 그래서 더 살이 찐다고 하더라. 그리고 아침밥을 먹지 않으면 맑은 머리로 행동할 수 없다고 하던데……

그래도 먹지 않겠습니다. 과일을 먹으면 안 되겠니?

과일이나 야채도 먹지 않겠습니다.

정 섭섭하면 녹차나 한잔 하겠습니다.

어머니 조간신문요! 아 여기 있네요, 화장실 가려구요.

러시아의 학교에 무장괴한이 들어와 인질극을 벌인다고? 음……체첸공화국문제인가?

탈북자 29명이 베이징 일본학교에 진입…… 탈북자 문제에 대한민국정부가 신경을 쓰느것인가 마는것인가? 김정일이 눈치만 보는 것은 아닌지……

E-MART하고 BC카드하고……나는 BC 카드를 쓰는데……

대만-한국항공노선 재개……정말 잘된 일이다. 대만은 사실 영원한 우방인데! 중공때문에!

골프용품, 고급모피, 보석, 수상스키, 행글라이더, 요트, 등에 특별소비세를 내렸다고?-내가 살 물건은 하나도 없네……누구를 위해서 내렸나, 허 참!

17대 첫 정기국회가 열린다고-200명 가까이가 초선이라니 각오가 대단하겠군

황우석 박사(50) 서울대 1호 석좌교수에……정말 멋있는 분이다.

유홍준씨가 문화재청장에……환영한다. 그의 문화답사기는 정말 좋은 책이다.

양준혁 1700안타 달성-장종훈 이후 두 번째라고! 나는 장종훈이가 더 좋다!

여보 빨래비누는 누가 치웠습니까? 내가 치웠는데요 .아래층에 빨래비누가 없어서 내려갔습니다. 그 비누는 무엇에 쓰는 것인지 모르고 있었소? 세수대야 닦는 것인가요? 맞습니다. 하나 가져다 놓으시오. 내가 10년 이상을 매일 쓰는 빨래비누인데……

석영아! 목욕탕에서 빨리 나와라 엄마 화장실에 가야한다.

여보 아래층 화장실에 가면 될 것 아니요!

하여튼 석영아 너 내일아침부터 7시 10분전에 목욕탕에서 세수하고 나와라

어제 너 때문에 엄마가 지각하였다.

나는 매일 6시에 일어나서 6시 30분 이전에 목욕탕에서 나오니 아무에게도 방해가 안 됩니다.

여보! 아산이는 어제 몇 시에 들어왔습니까? 12시 30분에 들어왔습니다.

아산아! 아빠 출근한다. 너무 늦게 일어나지 말아라. 게으름은 창조의 적이다.

그리고 다른 일에 시간 보내지 말고 오늘은 출국준비를 철저히 하여라. 예, 알았습니다.

아산아! 망포중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온 서양미술사 2권 어디다 두었니? 오늘 도서관에 반납해야겠다. 내일 드리겠습니다. 오늘 집에서 보려구요. 석영아 시간되었다 빨리 나와라 아빠 먼저 나가서 시동 걸겠다.

저놈의 엑셀은 또 주차를 엉망으로 했구나! 아침 저녁으로 이 골목 빠져나가기 정말로 힘들다. 이사를 가던지 해야지! 석영아 학교에 7시 50분까지 가야 되냐? 예, 내일부터는 조금 더 일찍 나와야겠어요. 7시 25분에 대문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석영아 ‘미국이야기’는 네 방에 있냐? 예,제가 읽고 방에 놓았는데요. 오늘 내가 가져다가 학교에서 보고 도서관에 반납하려고 했는데 안가지고 나왔구나 할 수 없지 내일 읽고 반납해야지

석영아 네가 손에 들고 있는게 수학문제집인 것 같은데? 예, 보충수업시간에 푸는 문제집입니다. 음…그래. 석영아 너 모의고사 성적이 나쁘게 나와도 아빠한테 성적표를 보여줘야지! 알았냐? 요즈음 성적표를 아빠에게 가져오는 일이 없구나! 예, 보여드릴게요.

그리고 너 영어공부도 해야 되지 않냐? 매일 수학공부만 하냐? 석영이 묵묵부답. 대답 좀 해라! 영어는 안해도 돼요. 그런데 영어시험 점수가 점점 떨어지던데! 영어과외도 해야 되는 것 아니냐? 과학은 어떠냐? ……묵묵부답. 대답좀 해라!

어! 수원고등학교에 벌써 다왔네! 너 돈은 있냐? 돈 줄까? 있어요. 내릴게요. 그래 공부 열심히 해라!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카테고리: 일상일기(천리안) | 댓글 남기기

♠일상 일기♠ The family sport

The family sport

나는 볼링을 배운 적이 없다. 배운 적이 없어도 자주 치면 실력이 늘겠지만 자주 친 적도 없는 나는 볼링에 완전 문외한이다. 그런데 아내와 두 아들은 정식으로 볼링레슨을 받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언젠가 우리 가족이 볼링장에 함께 간적이 있는데 나만 빼고 모두 점수가 높고, 내 볼링공은 개골창으로 빠지기만 하였다. 사람이 많아서 같은 라인에 모르는 팀하고 함께 볼링을 치는데 아내가 스트라익을 치자 아내와 웬 외간 남자가 갑자기 하이파이브를 하고, 정말 난리도 아니었다. 그 후로는 볼링장에 가지 않는다. 어느 날 아들이 “아빠는 왜 볼링장에 가지 않습니까?” 라고 물었다. 궁색한 내 대답은 “야 임마 아빠가 그런데 갈 시간이 어디 있어! 아빠는 항상 바빠!” 아내와 두 아들은 자주 가지는 않지만 가끔 볼링장을 찾는 모양이다.

오늘 큰 아들의 제안으로 볼링장을 찾았다. 오랜만에 집에 온 큰 아들이 볼링장을 가자고 하니 안 갈수도 없고, 또 오랜만에 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가기로 하였다. 큰아들은 아주 다이나믹하게 볼을 던졌다. 힘으로 볼링 핀을 무너뜨리려는 것 같았다. 핀이 쓰러지는 소리도 우당당탕! 볼링장이 몸서리를 친다. 둘째도 나름대로 잘 던졌다. 아내는 힘으로는 두 아들에 미치지 못하지만, 폼은 제일 정확했으며 점수도 높았다. 아내의 폼은 아름다웠다.

나는 언급을 하기 어려울 정도다. 폼은 말할 것도 없고, 볼링공을 그냥 밀어 넣는 정도여서 제대로 핀이 넘어갈 리가 없다. 폼을 생각하고 스텝을 생각하며 던지면 공이 개골창으로 들어가니, 나도 나름대로 점수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그냥 밀어 넣는 방법을 생각해낸 것이다. 정확하게 1번 핀을 때려도 힘이 없으니 핀이 흔들흔들 거리며 슬며시 넘어지고, 양쪽으로 넓게 스페어핀이 남는다. 4게임을 던진 결과 나의 최고 점수는 82점!

그러나 즐거웠다! 내가 좀 못하면 어떠랴! 그리고 나만 볼링레슨을 받지 않은 것이 사실이니 못해도 상관없다. 가족이 함께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즐거웠다. 그리고 다 큰 아들들이 함께 운동을 하자고 하면 따르겠는가! 볼링은 운동이라기보다는 레저의 성격이 있으니 함께 따라 오는 것이다. 오늘 결심하였다. 볼링을 우리 가족의 스포츠로 삼을 것이다.

볼링!

The family sport!




카테고리: 일상일기(천리안) | 댓글 남기기

♠일상 일기♠ 잠 못 드는 밤

퇴근 시간을 조금 늦추어 지인을 만나서 소주를 반병 먹었다. 나는 원래 술을 잘 하지 못하여 술자리에서는 언제나 조심한다. 주는 잔을 다 받아 마시면 집에 와서 너무 고생을 하기 때문이다. 머리가 아프고, 구토 증세가 나고…… 하여튼 나는 술과는 인연이 없다. 사실 두 잔이 적당하지만 상대가 자꾸 권하여 석 잔을 마셨다. 이백은 석 잔을 마시면 도에 통한다고 했는데 나는 머리만 아프다(후후)

술을 마시면서 오늘 집사람이 없는 날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내는 학교에서 선생님들하고 여행을 갔다. 선유도라 했던가?

문제는 아내가 없는 밤에는 내가 잠을 못 이룬다는 사실이다.

언제부터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오늘 그 사실을 확실히 알았다.

지금 새벽 3시 30분인데 아직도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

텔레비전도 보았고,

신문도 다 읽었고,

수필집도 읽었다. 그러고도 잠이 오지 않는다. 성경을 읽으면 잠이 오는 수가 있는데 성경은 읽기 싫다. 이제 더 이상 잠들기는 틀렸다고 생각하여 컴에 앉아 글을 쓴다. 불면증! 아마도 어머니에게서 이것을 물려받은 것 같다. 나는 피곤한 날도 잠을 잘 자지 못한다.

오늘 집에 없는 아내……

아내는 잠복을 타고 난 사람이다. 등만 붙이면 잔다.

정말 잘도 잔다. 아마도 그것은 피곤하기 때문일 것이다.

학교에서 수업을 하니 지치고,

복잡한 전철을 아침저녁으로 타고 다니니 또 지치고,

집에 오면 설거지에, 빨래에, 밤늦게 까지 집안일을 하고, 12시 이전에 등을 이불에 붙여보지 못하니 얼마나 피곤할까!

아내의 잠드는 시간은 보통 새벽 1시다.

그러니 어찌 잠이 많다고 하겠는가!

아침 여섯시에 일어나야 석영이 도시락 싸고, 출근할 수 있는 것을……

아침에 내가 또 양복 찾지, 안경 찾지, 핸드폰 찾지……찾아달라는 것이 한 두개 인가!!

카테고리: 일상일기(천리안) | 댓글 남기기

♠일상 일기♠ 그렇게 여름은 갔다.

모레면 개학이다. 이번 여름방학은 주로 아들의 일로 시간을 보냈다.

1년 만에 귀국했고, 또 1년이 지나야 돌아올 것이기에 가능한 많은 시간을 아들과 함께 하였다.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나서 내가 손수 운전을 가르쳤다. 연습은 주로 수원의 외곽지역을 주행하였으며 도시의 복잡한 뒷길도 충분히 연습시켰다. 아마도 캐나다의 넓은 도로에서 운전하면 훨씬 쉬울 것이다.

그리고 테니스를 가르쳤다. 내가 직접 가르친 것은 아니고, 코치의 레슨을 받게 하였다. 운동은 평생의 재산이기 때문이다. 싫다고 하지 않고 따라준 아들이 고맙다.

그와 동시에 스케이트를 배우게 하였다. 수원에 실내링크가 생겨서 좋았다. 역시 코치로부터 레슨을 받았기 때문에 내가 보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의 실력은 갖추었을 것이다. 아들이 있는 토론토는 냉대기후 지역이어서 아마도 스키와 스케이트를 타는 기회가 많을 것이다.

캐나다에서 온 아들의 친구(마이클)와 함께 백제문화권도 답사하였다. 아들과 마이클에게는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백제문화권은 내가 애정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기도 해서 설명하면서 스스로도 기분이 좋았다.

내 평생의 그림 스승인 박영복 화백이 사는 강원도 깊은 산중에 가서 산천도 구경하였고, 설악산의 비선대에서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비선대!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미시령의 유명한 순두부를 먹었으며 속초해수욕장에서는 춘천막국수가 맛이 좋았다. 강원도 진부에 있는 부일식당의 산채정식은 소문에 비하면 별로였다.

겨울이었으면 스키를 가르치면 좋으련만…… 내가 스키를 아주 잘 타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탈 수 있고, 아들을 가르칠 만한 실력은 된다. 나는 원래 운동신경이 둔하여 제대로 하는 운동이 별로 없지만 유일하게 스키는 탈수 있고, 겨울이 오면 스키 시즌이 기다려진다. 참! 나는 인라인스케이트를 탄다. 아들에게 인라인스케이트를 권해보았는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캐나다는 겨울방학이 짧다. 아들은 겨울방학에는 귀국하지 않고, 여름에만 온다. 언젠가 겨울을 아들과 함께 한다면 반드시 스키장에 갈 것이다.

아들은 친구들과 경주를 여행 중이다. 오늘 점심에 출발하였다. 젊은 날에 친구들과 낭만적인 여행을 하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다. 남자친구 열명이 모여서 경주를 구경한다고 떠났다. 아들에게 좋은 추억거리가 되길 바란다.

이런 경주에 간다는 것을 한 달 전에 알았으면서, 경주에 가서 볼거리에 관하여 말하지 못했구나! 내가 하는 일이 늘 그렇다니까!

불국사 기단의 그랭이법!

청운교 백운교에서 보이는 지진에 대비한 석축의 기법!

석가탑에서 보는 완성됨의 의미!

불국사에서 ‘야단법석’이라도 찾아보라고 할 것을……

석굴암 원형 공간의 수학적 정확성!

석굴암 보존을 둘러싼 학자들의 과학적 이론의 혈투!

음……보리사 부처를 꼭 찾아보라고 할 것을……

아들은 경주에서 다녀오면 곧 짐을 쌀 것이다. 아들과 함께 할 시간이 없구나!

카테고리: 일상일기(천리안) | 댓글 남기기

♠일상 일기♠ 아름다운 음악회

얼마 전부터 새로운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였다. 그렇다고 완전히 옮긴 것은 아니고, 양쪽을 번갈아 다닌다고 보는 것이 옳다.

새로 나가기 시작한 교회는 유명한 김장환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침례교회이다. 신도 수가 많아서 주일 예배를 다섯 차례나 보는데 미리 가서 자리를 잡지 않으면 식당이나 휴게실에서 텔레비전 중계로 목사님 설교를 듣는다. 어제는 이른 아침에 가서 자리를 잡았다.

한마디로 예배는 세련되고 고급화 되어있었다. 성가대원도 70명이나 되었고, 반주는 오케스트라반주였다. 트럼펫 독주도 있었고, 아리따운 아가씨의 2중창 특송도 있었다. 무슨 고급 음악회에 앉아있는 느낌이었다.

담임목사의 설교는 자신감에 넘쳤고, 좋은 교회에 다니는 것을 영광으로 알라는 말도 하면서 교인들에게 교회에 대한 정체성과 자부심을 심어주려 하였다. 예배 시작 전에 대형 텔레비전으로 보여주는 지난 주 교회활동과 담임목사 동정도 인상적이었으며 교회 뉴스는 국제적 활동도 많이 보여주어 세계 도처에서 선교하는 선진국 교회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었다.

오늘은 8.15해방 기념예배로 김장환 목사는 모든 국민이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를 할 것을 당부하였다. 모세는 애굽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60만 명을 이끌고 40년 동안 광야를 헤매면서도 민족을 위한 기도를 계속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배달민족은 어디로 가는가?

포퓰리즘이 난무하는 정치!

기업가 정신을 억누르는 강성 노조!

장소 불문하고 자리를 까는 사이비 시민 단체!

이념교육에 몰두하는 전교조!

북한의 인권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며 배달민족을 300여회나 침략해온 사회주의국가 중국을 미국보다 더 가까운 이웃이라고 주장하는 국회의원!

정말 모든 분야에서 선무당들이 춤을 추고 있다. 이 민족의 장래는 있는가? 그래도 오늘 이 민족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기도해보자!

카테고리: 일상일기(천리안) | 댓글 남기기

♠일상 일기♠ 시일야방성대곡

시일야방성대곡!

아들은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나서 혼자서 차를 끌고 나가려 한다. 나도 그 심정이 이해가 가기도 하여 불안하지만 조심하라고 당부하면서 내주었다.

그 동안 무리 없이 혼자서 운전을 잘 하는 모습이 기특하기도 하였지만, 문제는 아들이 운전을 너무 용감하게 하는 것이었다. 몇 번 야단을 쳤지만 요새 젊은 아이들이 아비 말을 들을 리 없다. 정말 걱정스러웠다.

오늘도 차를 끌고 나갔기 때문에 나는 시내버스를 타고 출근하였다. 퇴근길에 집에 오는 버스 안에서 아들의 전화를 받았다. 사고를 냈다는 것이다. 친구 두 명이 함께 탄 것을 알기에 다쳤냐고 물었더니 몸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였다. 그런데 사고소식을 전하는 아들의 목소리는 약간 흥분되어있었다. 사고가 어떻게 나는 것인가 알고 싶었는데 드디어 이렇게 나는 구나 하는 경험을 하였다면서 약간 신이 난 것 같은 소리여서 이상하기는 했지만, 다치지 않았다는 소식에 별로 나무라지 않고 보험회사에 연락하여 조치하라고 말하였다.

아들은 바로 올라오고 싶지 않다고 하여 아버지 친구인 대전의 남기완 교수댁에 가겠느냐고 했더니 흔쾌히 가 뵙고 싶다하여 그러마 라고 하였다.

아들의 말로는 범퍼가 내려갔고, 앞뒤 문짝이 찌그러졌다고 하였다. 그러나 아들의 말과는 달리 대전에서 수원까지 견인해온 몰골은 처참하기 이를 데 없었다. 범퍼는 떨어져 내려갔고, 라지에타에서 부터 안쪽 차체가 휘여져 있었다. 앞뒤의문이열리지 않는다는 것은 차축이 뒤틀렸다는 뜻이다. 양쪽 라이트도 모두 깨져있었고, 운전석 뒷문짝은 움푹 패여있었다. 앞범퍼 밑의 가리개도 부서졌다. 시동을 걸었더니 쇳소리를 내며 마지막 가뿐 숨을 헐떡였다. 그런 처절한 신음은 처음 듣는다.

경기 3959 소나타Ⅱ !

그가 오늘 처참한 모습으로 내 앞에 섰다. 나의 애마는 차마 눈뜨고 불 수 없을 정도였으며 전신에서 붉은 선혈을 흘리며 신음하고 있었다.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숨통을 끊어주는 것이 애마에 대한 나의 마지막 사랑일 것이다. 안락사 시키기로 결정하였다.

나의 애마는 1994년 8월 2일생!

내일 이면 만 10세가 된다.

자동차 10년 타기 운동도 있고, 내가 무리하게 운행을 하지 않아 앞으로도 3년은 충분히 몰고 다닐 생각이었다. 교장 승진할 때까지는 타고 다닐 생각이었다. 열 살 생일 찬치를 의미 있게 하고 싶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난 10년간 나를 아무사고 없이 출퇴근 시켜준 나의 애마이다. 대부중학교에 근무하던 시절은 하루에 110km를 운전하고 다녔는데, 장거리 운전에 여러 번 졸았다. 운전을 해본 사람은 안다. 운전 중 에 잠간 졸은 것은 마치 오랜 시간을 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잠을 깬 뒤에는 정말 모골이 송연해진다. 애마는 내가 졸음운전을 할 때도 나를 도로에서 이탈시키지 않고 안전하게 운행해주었다. 주인이 졸고 있다고 생각하면 애마가 알아서 운전을 했다. 대부도 길은 반듯한 길도 아니고 구불구불한 길인지라 애마가 알아서 운전을 했다고 믿을 수밖에 없다. 지금 생각해도 기적 같은 일이다. 그것도 한두 번도 아닌 여러 번의 일이니 애마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선부중학교에 근무하던 시절에 구입한 차이니 대부중학교를 거쳐, 성안중학교로 그리고 현재의 망포중학교로 전근을 오기까지 4학교를 거치면서 나와 모든 것을 함께 하였다. 기쁜 일도 함께하고 슬픔도 함께 하였다. 10년 전이면 내가 40의 팔팔한 나이였으니 내가 밤을 새워 일을 해도 지치지 않던 40대 초반의 정열적인 모습을 애마는 기억할 것이다. 물론 내가 교감으로 승진하던 기쁨도 함께 하였다.

나의 두 아들에게 조국의 아름다운 산하를 가르칠 때도 함께 하였고

백제 문화, 신라의 문화를 가르칠 때도 함께 하였으며,

특히 수덕사 대웅전에 갔을 때가 생각나고, 서산 마애삼존불의 미소도 함께 보았고

정림사지 5층 석탑 앞에서 아들에게 “이탑은 돌로 만든 시(詩)다” 라고 말하면서 나 스스로 전율을 느낄 때도 함께 있었고, 미륵사탑, 감은사탑, 석가탑, 다보탑도 함께 보았으며,

석굴암에도 같이 갔고, 불국사에서 기초석을 그랭이법으로 역은 천년건축의 아름다움도 함께 보았고, 겨울 날 천하 명당인 진평왕릉 곁에서 두 아들과 라면을 끓여 먹을 때도 누가 오나 망을 보아주기도 하였다.

월악산에서 아내와 두 아들과 장작불을 피우며 노래를 부를 때도 함께 했었고

대부도의 관사 마당에서는 아내의 친구인 이화선 선생님의 가족과 함께 장작불에 고기를 구어 먹을 때도 함께 하였다.

숙부님이 위독하여 아버지 어머니를 모시고 마지막 문병을 갔을 때도 애마와 함께였고

어머니가 편찮으실 때 아주대학병원을 함께 간 것도 셀 수 없을 정도이다. 그저께도 아주대학 병원에 어머니를 모시고 갔을 때도 역시 애마와……

한 달에 두번씩 2,4주 일요일에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들로, 산으로 애마를 끌고 나갔으니 10년이면 그 횟수가 얼마인가! 가을의 광교산에서, 이른 봄의 남한강에서 함께 구도를 잡고 붓을 날렸다. 일요화가회 식구들과의 투터운 교분도 모두 애마와 함께였다.

연말이면 그 많은 전시회에 같이 다녔고, 그럴 때마다 축하의 화분을 애마에게 싣고 다녔다. 강원도로 들어간 뒤에 소식도 없는 나의 평생의 그림 스승인 박영복 화백을 찾아갈 때도 애마와 함께 였다.

변난훈 교장선생님이 손자 성민을 바삐 보러가실 때

중앙선을 넘어 도로를 질주하며 달리는 시외버스를 멈추게 하여 교장선생님을 태워 드린것도 애마였으며,

내가 형님으로 섬기는 정무학 교장선생님과 사모님을 모실 때도 언제나 애마와 함께 하였다.

혼자서 10년을 타고 출퇴근 하면서

애마는 나에게 얼마나 좋은 음악을 들려주었던가!

조용필의 ‘큐’는 애마에게서 배웠고,

내가 젊은 선생들 앞에서 회식자리에서 멋지게 뽑는

이정현의 ‘와’ 백지영의 ‘부담’은 모두 애마에게서 배운 노래이다.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이미배의 노래는 지금도 자주 듣고, 해바라기, 트윈폴리오의 노래도 듣는다. 어디 그뿐이랴 가끔은 베르디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도 애마에게서 듣는다. 참! 퇴근길에 늘 듣던 ‘이종환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시대’도 있구나! 생각할수록 슬픔 뿐이다!

여름 날에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주인이 보트를 탈 때도 더운 주차장에서 땡볕을 맞으며 묵묵히 돌아갈 차비를 해주었고,

정동진에서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며 시를 읊을 때도 곁에 있어주었다.

옆자리에 탄 승객이 “오래된 구형모델인데 차좀 바꾸시지요?” 라고 말할 때면 나는 정색을 하며 “차가 듣는데 못하는 소리가 없구려” 하면서 상대를 나무랐다.

그 동안 내가 애마에게 잘못한 일도 후회된다.

엔진 오일을 제때 갈아주길 했나?

기어오일은 비싸다고 보충만 시켰고,

브레이크 라이닝을 너무 오래 써서 드럼이 긁히기도 했으며,

타이어의 교환주기도 지키지 못하였다.

모든 것이 미안하고 후회스럽다!

그러나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랴!

마지막으로 애마에게 써비스 한것이 있다면

아들이 이번 여름방학에 운전을 배우겠다고하여 아들의 안전을 위하여

타이어를 갈고,

엔진오일을 갈았으며,

브레이크 라이닝을 갈았고,

내일은 10살 생일을 맞아 타이밍 벨트를 40만원을 들여 교체할 생각이었다. 타이밍 벨트는 내 스스로 이미 결심한 일이었으니 애마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그렇게 차가 많이 망가졌는데도 차에 탄 나의 아들과 친구들은 다친 곳이 없다. 나의 애마는 제 몸을 버려가면서 주인 아들의 몸을 구한 것이다. 살신성인(殺身成仁)!

제 목숨을 버려 주인을 구한 나의 애마여!

슬프고도 슬프다!

정말로 슬프다.

어디 가서 너와 같은 애마를 다시 만날꼬!

시일야방성대곡!

카테고리: 일상일기(천리안) | 댓글 남기기

♠일상 일기♠ 그대 서른 해의 생일에 붙임

아들의 친구가 캐나다에서 온다고 한다. “마이클”이라고 하는 사내인데 아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고, 공부를 무척 잘 하는 친구이다. 며칠전에 우리 집에서 자고 갔는데 어쩌면 그렇게 잘 자랐는지 정말로 오랜만에 반듯한 청년을 본다. 그 친구가 우리집에서 2주 정도 묵어간다고 하는데 그일로 인하여 오랜만에 도배를 하기로 하였다. 방의 묵은 짐을 밖으로 내놓는 일로 토요일부터 나는 분주하다. 짐을 정리하다가 19년 전 내 생일에 아내가 나에게 보낸 편지에 적은 시를 발견하였다. 지금 보아도 명문이다. 여기에 올려본다.

<그대 서른 해의 생일에 붙임>

-임송순-

오늘

오월 여드레

그대 신록의 푸르름을 안고 태어났듯이

늘 오월의 이파리처럼 푸르러라

그대



가슴을 텅 비운 채 마주하여

모든 질서와 혼돈을 뒤로 한 채

잠시 우리의 생활을 벗어버리고

언제부터인가의 바램을

무언으로 얘기하자.

영원히 비워지지 않을

한잔 술로 축배를 들며

촛불의 아스라한 흔들림 저 편에서

그대 살아온 서른 해가 타는 것을 보네

온갖 색의 어우러짐 속에

그대 서른 색의 삶이 녹아 내리네

그리운 이도 하나 없이

늘상 그리움에 지쳤던 시절

때로는 빈 가슴 가득히 허전함이 차오르던 날

종종 오늘을 꿈꾸었다.

물오른 나무의 싱싱함을 닮은

그대를 위한 아침을 마련하고

그대 부드러운 눈빛 하나에도

내 스물아홉 해의 그리움이 채워질 수 있는 저녁을 꿈꾸었다.

언제나 샘솟는 기쁨으로

와 닿은 그대 사랑에

가만 가만 맨살로 다가가

그대 곁에 머물 수 있는

하늘 가득히 떠도는 바람으로 있고 싶어라

언제나 마음에 꽃이 피고

항상 바람이 불었던 시절

내 강물 같은 기쁨으로 와 닿는 그대 사랑에

가만 가만 조용한 눈빛으로 다가가

그대 서른 해의 세월 속에

머무를 수 있는

달을 담고 가는

하늘로 있고 싶어라.

1985. 5. 8.

그대의 서른 해 생일 날 아침에 -아내 임송순-

카테고리: 일상일기(천리안) | 댓글 남기기

♠일상 일기♠ 빈 입에 밥을 넣고 완전히 삼킨 다음……

내가 대부중학교에 근무할 때 교실 뒤에 붙여 놓았던 글이 있었는데 오늘 책장을 정리하다가 발견하였다. 당시에 나는 도시락을 싸가지고 학교에 다녔는데 점심시간이면 학생들과 함께 교실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젓가락 사용법을 가르치기 위해서 수건 위에 콩 20개를 놓고 정확하게 옮기는 시험을 보았다. 불합격한 학생은 청소를 시켰으며 시험의 요체는 옮기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정확한 파지 자세였다. 처음에는 20%정도만 성공했었는데 2주일 만에 학급 전체의 학생이 정확한 자세로 젓가락을 사용하였다. 나의 식사예절 지도에 대하여 어떤 사람은 내가 약간의 결벽증이 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한식문화는 서양과 달라 공동으로 식사를 하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게 식사예절을 지켜야 하며, 내가 올바른 지도를 했다는 생각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원문을 옮겨본다.

<올바른 점심식사 요령>

1. 자기 자리에서 정면을 향한 자세로 먹는다.

2. 선생님이 수저를 들고 드시기 전에는 먹지 않는다.

3. 빈 입에 밥을 넣고, 밥을 완전히 넘긴 다음에 다시 빈 입에 반찬을 넣는다. 즉, 입안에서 비빔밥을 만들지 않는다.

4. 숟가락과 젓가락을 동시에 한손으로 잡지 않는다.

5. 천천히 오래 씹는다.(부드러운 것 30번, 질긴 것 50번)

6. 다른 사람의 반찬은 원칙적으로 먹지 않는다.

7. 부득이 다른 사람의 반찬을 먹을 때는 양해를 구하고 한번에 정학하게 집어야 하며, 선택한 것 이외의 반찬에 젓가락이 닿지 않도록 조심한다.

8. 국물이 있는 남의 반찬은 절대로 먹을 수 없다.

9. 남의 반찬에서 나물 등을 집을 때 너무 많이 딸려 와도 어쩔 수 없이 다 먹는다. 상대방에게 잡아당겨 달라거나 털어서는 안 된다.

10. 선생님이 다 드시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11. 제일 먼저 밥을 먹은 순서대로 5명은 그 날의 청소당번이 된다.

카테고리: 일상일기(천리안) | 댓글 남기기

♠일상 일기♠ Driving

나는 요즈음 슬럼프에 빠졌다. 뚜렷한 대상이 없는 저항감이 가슴에 자리하고 있고, 늘 우울하다. 이런 것이 우울증인가……매사에 의욕이 없다. 아내도 걱정하는 눈치다. 도무지 기운이 나지 않는다. 웃음이 사라진지 꽤 되었다. 허리 잘린 겨울나무 같다.

붕우(朋友) 남기완 교수가 보낸 글이 마음에 와 닿는다. “20 대는 머리 좋은 사람이 최고이고, 30, 40대는 노력하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으며, 50대는 운 좋은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했다. 50대를 결정하는 요인이 운이라고 하는 것에 선뜻 수긍이 가지 않는데, 여기서 운이라 함은 행운을 말함이 아니라, 개인이 평생 동안 쌓아온 인간관계를 말한다.

나의 50대는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1차적인 책임은 물론 나에게 있다. 누구를 탓 할수 있으랴! 교만한 마음, 정돈되지 않은 생활, 봉사하지 않는 생활, 정진하지 않는 신앙생활, 학문에 게으른 생활 태도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요즈음의 우울한 생활에 그나마 기쁨을 주는 것은 아들에게 운전을 가르치는 일이다. 아들이 운전을 가르쳐 달라고 말했을 때 아주 기뻤다. 아들이 어른이 되어간다고 생각했다. 이제 아들이 면허를 따면 나도 뒷 자석에 앉아서 호강을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어떤 이는 가족은 신경질이 나서 운전을 가르칠 수 없다고 하지만 나는 달랐다. 마냥 즐겁기만하다! 더구나 녀석이 처음 운전대를 잡을 때부터 감각을 타고난 사람처럼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운전을 잘했다. 아마도 캐다나는 넓은 나라이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운전을 하기 때문에 면허가 없는 아들은 소외감을 느꼈으리라. 아들은 이번 방학에 운전면허를 따려고 작심을 한 것 같다. 저녁마다 퇴근 후에 아들 옆에 타서 시내운전연수를 하는데 나로서는 정말 아름다운 시간이다. 아들에게 운전을 가르치는 아버지의 기분! 너무나 좋다. 아들은 어제 주행시험까지 합격하였다. 축하해주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기뻐하셨다. 음……그런데 오늘부터는 아들에게 운전을 가르치는 기쁨은 없게 되었구나! 그나저나 이제는 몸을 추스르고 일어나야 하는데…… 이렇게 연일 술만 먹으면 어떻게 되나……

카테고리: 일상일기(천리안) | 댓글 남기기

♠일상 일기♠ 교직원 회의에서

남학생 한명이 변소에 들어가 있고 다른 학생들이 냄새를 맡고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안에 들어간 학생이 누군지 궁금하다면서 소리를 지릅니다. 40명의 학생이 모이고 놀렸다니 이럴 수 있습니까? 다행히 지나가던 선생님이 목격하고 모인 학생들을 혼내고 해산시킨 다음 문을 열어보니 안에 있는 학생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울고 있었습니다.

틱낙한 스님은 우리가 당근을 먹는 것은 우주와 합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먹는 것은 중요합니다.

인류가 시작된 이래 먹는 것을 해결하는 것에서부터 문화는 시작되었습니다.

먹는 것 못지않게 배설도 중요합니다.

서기 2000년이 도래했을 때 미국의 과학자들이 모여서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 무엇인가 하는 논의가 있었는데 1위에 선정된 것은 수세식 변기였습니다.

수원시가 아름다운 화장실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습니까?

재작년에 수원시가 “아름다운 화장실 문화”를 위한 대상을 수상했고

지금은 “수원화장실투어”라는 시내 공용화장실을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구경하는 관광상품 까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용변을 보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놀리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구요.

화장실 예절을 지켜야 하고, 또한 청결하게 사용해야합니다.

특히 남학생에게는 소변 볼 때 가까이 다가서서 흘리지 않도록 하는 것을 평생 실천할 수 있도록 가르치기 바랍니다. 화장실을 바르게 사용하는 사람! 그가 신사입니다. 여러 선생님들께서는 오늘 아침에 학급조회에 들어가셔서 화장실 예절을 꼭 말씀해주시기바랍니다.

카테고리: 일상일기(천리안) |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