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환 추기경이 세상을 떴다.
추모객이 40만이나 되었다고 한다.
각계인사들이 추기경의 별세를 애도하며 추기경을 기리는 좋은 말을 하고 있다.
나는 이런 분위기에 무조건 동참할 수 없다.
김수환씨는 내가 어릴적부터 추기경이셨다.
그런데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국민에게 명쾌하게 방향을 제시했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 방향 제시를 들어본 적 없다. 내눈에는 느릿 느릿한 침묵의 방관자였으며
그저 서로 사랑하라는 말 뿐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평생 봉사했다고 하는데
그런 봉사활동이야 추기경으로 당연한 임무가 아닌가?
한국천주교 수장이면서 젊은신부들의 정치적 행동에 훈수 한 번 둔적없다. 늘 강건너불구경이다.
광주사태와 박종철 고문사망 때 몇마디했다고 정의 편에 섰다고 치켜세우는데
추기경이 그것도 아니면 그게 추기경인가?
더 적극적으로 정의의 편에서 추상같이 갈기를 세웠어야한다고 본다.
나는 추기경을 보면서 최규하대통령을 떠올리곤 했다.
느릿한 행동이 비슷하고 무기력해 보이는 점도 닮았다.
이런 사람이 무슨 지도자의 자격이 있는가?
리더는 항상 정의의 편에서서 명쾌하게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김수환의 죽음에 온 나라가 들썩거리는 것을 보면 정말 이 시대에 영웅도 없고 지도자도 없다.
왜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이 느릿한 추기경의 죽음에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는지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언론에 나타난 각계의 애도 반응을 모았다> 동아일보에서 퍼옴
▽김형오 국회의장=모든 신앙인의 표상이시며 민족의 정신적 지주로서 큰 족적을 남기신 추기경의 영전에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한다. 민족사의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 시대의 등불을 밝히신 고인께서 부디 하느님의 품 안에서 고이 영면하시기를 기원한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우리 시대의 큰 별이 졌다. 1960, 70년대의 어두운 시기에 우리 사회의 큰 기둥이 되어 주신 분이다. 국회의원 시절 국회 가톨릭신도회를 통해 추기경을 자주 만났다. 그때마다 김 추기경은 정치인들이 앞장서 민주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분이 남겨 놓은 민주화와 사랑의 씨앗을 잘 키워야 한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종교계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의 지도자이며 국민을 가장 사랑한 국민의 위대한 친구가 떠나서 매우 슬프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김수환 추기경님은 우리 현대사의 큰 별이셨다. 어두웠던 시절에는 빛이었다. 그분의 삶은 사랑이셨다. 하느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기원한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깊은 신앙과 삶의 철학, 사회와 나라에 대한 통찰과 따뜻한 사랑은 누구와도 견줄 수 없었다. 이러한 위대한 영혼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다. 신앙의 울타리를 넘어 국민과 나라의 안전, 미래를 걱정했고 나라를 위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으셨다. 그의 말씀은 바른 길을 가리키는 등불로 남아 있을 것이다.
▽조계종 지관 총무원장=우리 종교계의 큰 스승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을 불교계 사부대중과 함께 애도한다. 천주교인의 슬픔과 함께하며, 이웃과 고통을 함께 나눈 고인의 지표가 실현되기를 기원한다.
▽정의채 몬시뇰=수난의 민족사에서 민주화를 갈망하던 시기에 종교지도자로서 용기 있게 일어나 독재정권과 맞섰다. 사심 없이 시대의 바람을 읽고 거기에 응답했기에 현대사에서 중요한 계기를 만든 지도자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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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권오성 목사(총무)=김 추기경은 개신교와 가톨릭과의 대화에 애를 쓰셨고, 민주화와 사회정의, 소외된 사람을 위해 사랑을 베푸셨다. 고인의 뜻을 받들어 평화와 함께 살아가려는 노력을 앞으로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함께 이뤄가야 할 것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최희범 총무=사회 통합과 정의를 위해 애쓰신 김 추기경의 선종을 애도한다. 한국사회가 그 뜻을 이어받아 더욱 약자들을 보호하고 행복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원불교 경산 장응철 종법사=종교계 큰어른으로 온 국민이 존경했던 김 추기경의 선종에 원불교도와 함께 충심으로 애도를 표한다. 평생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시고 종교 간 대화와 일치, 도덕성 회복, 민주화에 공헌한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민족의 큰 별이셨으며 정신적 지도자로서 그동안 국가 사회발전에 기여하셨다. 나라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명쾌한 길을 안내해 주셨고 민주화 과정에서도 크게 이바지하셨다. 추기경의 선종을 충심으로 애도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서울시장 선거에 나섰던 2006년 5월 아내(송현옥 씨)와 함께 추기경을 찾아뵈었을 때 덕담과 함께 묵주를 주신 일이 생생하다. 당시 추기경께서는 “시정을 하게 되면 시민들이 편안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하셨다. 시장이 된 뒤에도 뵐 때마다 시정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다. 어려울 때마다 지혜를 주셨던 큰어른의 선종이 안타깝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종교를 떠나 우리 사회에 끼친 영향이 큰 사회의 지도자다. 어려운 시절 보여준 용기가 잊히지 않는다. 큰 별을 잃었다.
▽시인 신달자 씨=낮은 곳에서 언제나 사람으로서 부를 수 있는 모든 이의 아버지셨다. 그분은 너무나도 친숙한, 혈육의 아버지보다 또 다른 영성의 아버지 같았다. 치유의 은사가 계셨다. 평범한 말도 그분이 하면 감동을 준 것은 인간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같이 행사도 하고 식사도 하고 했었다. 첨보는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하셨다. 신앙이 있건 없건 모든 이의 길잡이가 되셨고 신앙을 초월하신 분인 것 같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