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늦었다. 강물로 그냥 보냈다

경기문학포럼에서 동인지를 낸다고 원고를 보내달라고 하여

과거 써놓았던 시를 다시 만져 보냈다. 써놓고 제목을 나중에 붙였는데

마음에 들지않는다. 그냥 강물이라고 붙였다. 마뜩하지 않다. 남교수에게 먼저 보내보았다.

아니나다를까 남교수가 문자를 보내왔다. 강물 말고 다른 제목으로 바꾸라고!

보는 눈은 같은 갑다 ㅎㅎㅎ~

집사람이 헬스장에서 돌아와 2층 계단 올라오는 소리가 들려서 그냥 강물로  원고를 보냈다.

내일 출근을 위해서 자야한다. 그 사람은 요즘 심한 감기를 앓고 있다. 기침이 심하다. 

 

강물

맹기호

아랫목보다 더 따뜻한 금빛 모래톱을 뛰어가면

후두둑 날개 털며 물새들 날아올랐다

 

 

수정처럼 맑은 강물에 몸 담그며 땅집고 개헤엄치면

옆구리에 파고든 모래무지 간지러웠다  

 

언덕배기 안개 피어나는 뽕밭에 어머니 아버지 김매는데

팽개친 소 옆에 앉아 밀서리에 입술만 까맣게 그을렸다

 

어린 날의 시간은 길었다.

학교에서 배운 노래 스무곡을 부르고

클레멘타인을 다시 불러도 해가 남았다

 

저녁 노을이 루소의 그림처럼 어둠을 내릴 때

어머니는 그 희고 긴 목을 싸리울타리 위로 뽑으며

소 몰고 나간 나를 기다렸다.

 

바람과 햇빛이 나를 키웠고

강물은 내 친구였다

내 생애에 그 강물에 다시 갈 수 있을까?

 

시작노트 : 내가 소에게 풀을 뜯기던 강변 풀밭에 지금은 아산고속철도역사가 세워졌다.

내가 그 강물에 갈 희망은 없다. 나는 다른 곳에서 희망을 찾는다. 고향 비슷한 곳이라도 좋다. 나는 꼭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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