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
맹기호
지구 46억 년 역사에서 다섯 번째 빙하기에 해당한다는 21C, 그런데 정말 덥다. 강가에 서니 강물도 흐느적거리며 구부정하게 내린다. 채마밭도 흐물거리고 이런 날은 정도, 사랑도 내기 어렵다.
매미 소리는 창틀을 흔들고, 훅 깔리는 습한 더위가 이마의 땀방울을 매만지는 계절이다. 붉게 달아오른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흐느적거리고 나뭇잎조차 숨을 죽인 채 희미한 그늘을 겨우 뻗어 낸다.
우리는 흔히 삶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지기를 꿈꾼다. 눈부신 성공, 세상을 놀라게 할 위대한 발견, 삶을 단번에 바꿔 놓을 커다란 깨달음을 기대하며 거창한 순간을 기다린다.
우리는 왜 사는가? 어디로 가는가? 생명은 어디에서 왔는가? 인식(認識)의 근원은 무엇인가? 에 대하여 생각한다. 수십 년째 존재의 근원을 찾는 나를 보다 못한 아내가 지나가듯 말한다. “그냥 사능겨! 인생 뭐 별거 있어!”
순간 무릎을 쳤다! 맞는 말이다. 삶의 참된 가치는 그런 거창함 속에 있지 않다. “우리에게 진정한 인생은 일상 뿐이다.”라는 변신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말처럼 우리 삶을 지탱하는 진짜 힘은 극적인 순간이 아니라, 이름 없는 하루하루의 묵묵한 연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 모든 것은 지금 내가 무심코 지나치는 오늘의 일상에 있다.
아침 밥상을 사이에 두고 가족과 눈을 맞추는 일. 일터에서 내 몫의 땀을 흘리는 일, 이웃에게 작은 온정을 건네고 주변을 아우르는 일, 먹고, 자고, 일하고, 다독이는 소소한 행위의 반복이야말로 삶의 가장 고귀한 본질이다.
세상을 흔들 위대한 족적을 남기지 않아도 좋다. 주어진 오늘 하루를 온전히 살아가고 견뎌낸 그 자체만으로 인생은 이미 충만하다. 뜨거운 여름 열기가 조용히 스쳐 지나가고 또 가을이 오듯 우리의 소박한 일상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참되고 아름다운 인생의 진짜 얼굴이다.










































































































